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0년 주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이민의 날)

모든 2 2021. 8. 22. 17:01

"연약한 양 떼인 저희도 주님의 나라에 들어가 주님과 함께 천상 기쁨을 누리게 하소서."

-오늘 '본기도'중에서.

 

 

+ 요한 복음 10,27-30

 

<나는 내 양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그리하여 그들은 영원토록 멸망하지 않을 것이고, 또 아무도 그들을 내 손에서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그들을 나에게 주신 내 아버지께서는 누구보다도 위대하시어, 아무도 그들을 내 아버지의 손에서 빼앗아 갈 수 없다.

아버지와 나는 하나다."

 

 

<말씀의 향기>

 

평범함 속에 특별함이!  - 백현 바오로 성소 국장

 

  오늘의 복음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이 한 장의 그림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그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른다." 복음은 양들을 돌보는 목자(牧者)의 일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목자는 풀과 물이 있는 곳을 찾고, 자신의 양들을 불러 풀과 물을 먹입니다. 사실 이 모습은 목자에게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요. 성소주일, 무언가 특별함을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왜 이런 평범함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거의 매주 신학교를 가게 됩니다. 신학교에 가보면 제가 봐도 참 멋있어 보이는 신학생이 있습니다. 사제 생활 이제 12년째를 살게 되는데요, 똑 같은 사제로  살면서도 참 부럽고 멋있어 보이는 신부님이 계십니다. 도대체 뭐가 그들을 부럽고 멋있어 보이게 하는 걸까?

 

  제가 좋아하는 '광수생각'이라는 만화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하루는 주인공 뽀리에게 군대 입영 통지서가 옵니다. 뽀리는 군대 가기 싫다면 아버지에게 눈물로 호소합니다 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군대가 널 사나이답게 만들어 줄게다." 군대 간 아들 뽀리에게서 6개월 후 한 통의 편지가 도착합니다. "아버지! 저는 이제 잠자리를 멋있게 피는 법을 배웠고, 세 옷을 세탁하고 다림질까지 하고 꿰매 입는 것도 익혔습니다. 매일아침 청소를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하는데, 벽도 걸레질하고 창문도 닦아야 합니다. 아버지, 이래도 군대가 저를 사나이답게 만들어 줄 거라 믿고 계십니까?"

 

 수단을 입게 된 신학생이 저에게 얘기합니다. "4학년이 되고 수단을 입게 되면 제가 뭔가 새롭게 변화될 줄 알았습니다." 지난 겨울 부제품을 받은 부제님이 얘기합니다. "서품식에서 그렇게 기도했는데 안 달라지네요. 제 삶이 그냥 그대로예요."

  지금껏 특별한 무언가에서 성소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가 된다는 것, 그것은 특별함이 아닌 평범함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특별해지려 할 때 우리의 성소가 허물어집니다. 그 삶에 맞는 것을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 그것이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지요. 특별함은 평범함이 가져다주는 선물입니다. 신학생으로서 삶, 사제로서 삶이 사람들이 눈에는 특별해 보이지만 온통 단순하고 평범한 삶의 연속입니다. 요즘 제 눈에는 그런 평범함을 성숙하게 받아들이고 살아낼 줄 아는 이들이 존경스럽고 멋있어 보입니다. 성소주일, 저는 지극히 평범한 신학생을, 지극히 평범한 사제들을 그리워합니다. 평범한 삶을 기쁘게 살아낼 줄 아는 것, 이미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미 자신을 봉헌하고 있는 것입니다.

 

 

<바오로의 먹거리>

 

거꾸로 알고 있는 먹거리 상식 - 서관식 바오로. 농학박사

 

  1. 필자가 추천하는 두 가지 식품

 

   가. 성인병을 몰아내는 참기름과 들기름

  우리가 섭취하는 지방산은 양 못지않게 질이 중요하다. 20여개의 지방산 중에는 인체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지방산과 반드시 음식물로 섭취하여야만 만들어지는 지방산 두 종류가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지방산 중에서 가장 질이 좋은 것으로는 리놀산,리롤레인산,올레인산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 지방산은 대부분 섭취하여야만 보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최고의 질 좋은 지방산은 식물섬유 주에서도 참깨와 들깨기름이 단연 으뜸이며, 두 가지 중에서도 참기름이 우수하다. 참기름이 맛과 영양 면에서 좋은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데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필자가 실시하였던 실험결과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첫 번째 실험으로 주부 50명을 대상으로 참기름과 들기름을 각각 따로 맛을 보였는데 정확하게 맞춘 이는 명 명 안 되었다. 두 번째 실험으로 참기름과 들기름을 반반씩 섞어서 지방산 분석을 실시한 결과, 앞서 소개한 양질의 3가지 지방산 모두 참기름 성분과 똑 같았다. 맛 또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았다. 이 결과 참기름과 들기름을 섞어 먹어도 맛과 영양면에서 괜찮다는 것이다.

 

 지방산에는 식물성 지방과 동물성 지방이 있는데 인체에 좋은 것은 물론 식물성 지방이다.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여 동맥경화를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식물성 기름이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식물성 기름 중에서도 팜유나 코코넛유, 식물성 마가린 등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이 들어있어 몸에 해롭다. 앞으로는 혈관의 피를 맑게 하여 주는 참기름, 들기름을 혼합하여 많이 이용함으로써 가족들의 건강을 지키는 현명한 주부가 되도록 하자.

 

  나. 과실 비아그라 '구기자'

  구기장에는 간 기능을 보호하는 '베타인'이 미나리의 7배가 그리고 성인병 즉 피를 맑게 해주는 '루틴'성분은 메밀의 13배가 들어있는 매우 우수한 식품이다.

 

  이용방법으로는 구기자와 보리 또는 옥수수를 반반씩 섞어서 한주먹(20g)을 물 3.6리터(2되)에 넣고 30번가량 끓인 다음 냉장고에 보관하면서 음료로 마시면 지방산과 간경화 등 손상된 간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 옛날 진시왕이 찾던 불로초가 바로 구기자이다.

 

  2. 가정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병충해 방제 요령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일반가정에서 텃밭에 직접 농사를 짓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텃밭에 농사를 짓다보면 골칫거리가 진딧물(뜸물)인데 진딧물은 연간 3~8회나 발생합니다. 발생될 때마다 매번 농약을 할 수 없기에 이때에는 비눗물을 뿌려주면 쉽게 막을 수 있다.

  다음은 흰 가루 병인데 날씨가 매우 건조하거나 아침저녁으로 온도차가 심할 때에 농작물의 잎이 마치 밀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하얗게 변한다. 이때에도 비눗물이나 맑은 물을 두서너 차례 흠뻑 뿌려주기만 해도 쉽게 방제할 수 있다.

 

 

하늘과 대지 바람과 호수가

환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지요하와 함께 보는 믿음살이 풍경>

 

신앙의 신비

 

  1993년 10월 4일, 노친 칠순잔치를 하던 야외음식점 작은 분수 연못에 네 살배기 조카아이가 빠져 숨진 사고는 오랫동안 우리 가족에게 '먹구름'이 되었지요. 우리 집이 오랜 천주교 신자 가정임을 잘 아는 신자 아닌 어떤 이에게서는 "그러니께 하느님은 없는 거지유?"라는 자발머리 없는 말도 들어야 했지요.

 

  그 할머니는 태안군 이원면 내리, 오지에서 사시는 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도로 포장도 되지 않아서 성당에 오려면 걸음도 많이 걸어야 하고 버스도 한 시간은 타야 하는데, 한 주도 미사참례를 거르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 할머니 집에 신자는 할머니 한 분뿐이어서 이런저런 어려움도 많을 터였습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막내아들을 천주교 신자로 만들었고 아들 혼례도 성당에서 혼인미사로 치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아들 하나를 천주교 신자로 만들고 혼인성사까지 받게 했으니, 할머니는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행복했지요.

 

  혼인미사를 마친 후 아들과 며느리는 가족 친지들의 전송을 받으며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형형색색의 꽃과 풍선으로 장식한 승용차를 떠나보내며 할머니는 또 성호를 긋고 기도를 했지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신랑 신부를 태운 승용차가 서산을 지나 당진으로 가던 길에서 그만 마주 오던 트럭과 충돌하여 신랑 신부와 운전자 모두 목숨을 잃은 사고였지요. 그런 일을 겪고도 바로 다음 주일 성당에 오신 할머니는 위로하는 교우들에게 "나보다 더 험한 일을 당헌 사람도 세상에는 많아요. 예수님도 십자가에 못 박히셨어요. 성모님 고통과 순교자들을 생각하면서 살면 돼요."라는 말을 하셨지요.

 

  그때로부터  몇 년 후, 노친 칠순 잔칫날 뜻밖의 큰 불행을 겪은 나는 그 이원면의 할머니를 조금 더 유심한 눈으로 보게 되었고, 그 할머니와 내 노친이 성모님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지요하(소설가. 태안성당)-

 

 

 

주교회의 국내 이주사목 위원장의 제96차 세계 이민의 날 담화문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 올해 제96차 세계 이민의 날의 주제인 "미성년 이민과 난민"은 우리가 사랑해야 할 가장 작은 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마태 25,40)라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미성년 이민과 난민'을 "가장 작은 이들"로 여겨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어릴 때 몸소 이주를 체험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성모님과 요셉과 함께 헤로데의 위협에서 벗어나려고 이집트로 피난을 가셨습니다.(마태 2,14 참조)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회칙 「진리 안의 사랑」에서 이미 현상이 수많은 사람과 관련되어 있고, 그에 따른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종교적 문제를 가져오며, 국내와 국제 공도체에 심각한 도전을 제기하는 것에 커다란 우려를 표명하시면서, 이주민에게 어떤 처지나 상황에서 모든 이로부터 존중받아야 하는 양도할 수 없는 기본권이 주어져 있음을 강조하셨습니다.(제62항 참조)

 

  이스라엘 민족은 이집트의 노예 상태로부터 이주노동자로서의 생존을 위하여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부활 대축일 교회 전례는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셨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세상의 모든 민족과 백성을 구원하셨다는 것을 일깨워줍니다. 주님께서는 믿은 이들에게 항상 과거를 돌이켜보고 주님으로부터 받은 은총에 대하여 기어하고 감사하며 살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한민족의 역사 안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이스라엘 사람들과 비슷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일제 치하의 삶이 그러하였고, 특별히 제2차 세계 대전 말기에는 광산이나 밀림, 군수공장 등지에서 목숨을 건 중노동에 시달렸으며, 심지어는 정신대로 끌려가 몸과 영혼마저 빼앗겼습니다.

 

  6.25 전쟁 이후에는 우리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이 광부와 간호사로서 새로운 일터를 찾아 독일로 갔습니다. 이들이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중노동을 경험하기는 하였지만, 독일 정부와 특별히 교회가 그들을 따뜻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대하였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1980년을 전후하여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자신과 가족, 그리고 나라를 위하여 중동지역으로 가서 사막의 뙤약볕 아래 구슬땀을 흘리며 힘든 토목과 건축 일을 하였습니다.

 

  오늘 날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많은 현대적인 경제 구조를 가진 나라들처럼, 두 가지의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 인구가 빨리 고령화되는 반면에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이유로 향후 급격히 줄어드는 인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이주노동자들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3D업종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주노동자들의 생활과 노동 조건이 많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생활과 노동 조건이 많이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매우 부족하고 개선할 점이 많습니다.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여러 면으로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대하는 사고 방식과 태도에 대한 변화가 요구되며,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습니다. 이들을 돕는 일은 특별한 사명감을 가진 몇 사람을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교회,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에서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들이는데 앞장서야 하겠습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하는 정부 당국에도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의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정책이 아직까지 제대로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주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실무자들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단속이 "즉흥적으로" 이루어지고, 기본적인 인권이 보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인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들을 수용하는 보호소를 비롯한 불법 체류자 시설들이 매우 부족하고 역악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도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와 자신의 가족들과 함께 자유롭게 설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주노동자들이 우리나라의 일터에서 자신의 고향 나라까지 자유로운 왕래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률이 제정되기를 바랍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님께서는 사회회칙 「진리 안의 사랑」에서 모든 나라들이 개인 이주노동자와 그들 가족의 필요와 권리를 국제적인 수준으로 보호여야 함을 역설하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결코 소모품이거나 단순한 노동력만도 아닌,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습니다.(제62장 참조)

 

  "세계 이민의 날"을 맞아 성경 말씀과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와 교황님들의 회칙들을 마음 깊이 새기고 합당하게 실천하겠다고 다짐합시다.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여성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을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 안아줍시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제2의 고향으로 느끼고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임무입니다.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유 흥 식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