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골 성지
충남 청양군 화성면 다락골길 78-6/http://karacgol.or.kr
+ 요한 복음 1.6-8.19-28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요한의 증언은 이러하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당신은 누구요?"하고 물었을 때, 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하고 고백한 것이다.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요? 엘리야요?"하고 묻자,요한은 "아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그 예언자요?" 하고 물어도 다시 "아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그들은 바리사이들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요한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세례는 왜 주는 것이요?"
그러자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뒤에 오시는 분이신데,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이는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말씀의 향기>
나는 누구인가? -이경락 안드레아 교정사목부 보좌
"당신은 누구요?" "당신이 누구인데 우리에게 세례를 주는 것이오?"
대림 제3주일에 듣게 되는 복음 말씀은 군중의 질문과 세례자 요한의 대답이 주를 이루고 있다. 떼쓰고 보채는 군중들을 향해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밝이는 세례자 요한을 통해 대림 시기를 보내는 신앙인들에게 꼭 필요한 것을 느끼게 된다. 어쩌면,신앙인은 '물음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가는 사람들이 아닐까?"
누군가에게 내가 궁금한 걸 물을 수 있는 자체가 큰 선물이다. 스승이든,친구든,동료든,막막함이 앞을 가로막을 때 누군가의 조언은 큰 힘을 발휘한다. 당장 눈앞에 있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물음도 의미 있지만,진짜 우리가 물어야 하는 건 따로 있다. "어떤 삶을 사는 것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가?"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세례자 요한은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히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주님께서 우시면 완성될 하느님 나라를 '곧게 만드는 것', 막막하고 어려운 현실을 상징하는 '광야'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자신의 본분이며 역할임을 잘 알고 있었던 사람이다. 단순히 아는 걸 뛰어넘어 말과 행동으로 주님의 길을 곧게 닦았던 사람이다.
우리도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를 거듭 물어야 할 것이다. 그 물음이 신앙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우리 스스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주님의 길을 곧게 닦아야 하는데 '할만큼 했어.''어쩔 수 없어.'라며 현실과 타협하는 순간이 얼마나 많은가?
그동안 신앙인이 누구인지 몰랐던 것이 아니라 애써 모르는 척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면서 구체적인 실천에 더디기만 했던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부끄러운 모습은 아니었을까? 자신의 신원을 정확히 알고,그대로 실천했던 세례자 요한의 메시지는 너무 분명하다. 우리가 누군인지 알고 있다면 행동으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묻고,무엇이 정답인지 모를 때도 있지만,훨씬 더 많은 경우 답을 알고 있으면서 그 답을 회피하며 살아가고 있다. 진정한 가치를 묻는 사람이 줄고,진심 어린 조언을 해 줄 사람을 찾기 힘든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나의 본분을 지키며 가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든 사람을 기억하고 싶다. 아이답게,부모답게,스승답게,그리스도인답게.
예수님의 성탄을 준비하며 보내는 자선 주일,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질문을 다시금 던져 보았으면 좋겠다. 신앙인은 누구인가? 무엇이 내 삶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주님의 길을 곧게 낼 수 있을까? 거듭된 물음 속에서 주님의 길을 다시 곧게 닦는 사람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회 편찬
91. 가톨릭 신자로서 우리나라 전통 종교와 대화를 통하여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
"토착화로써 교회는 다양한 문화에 복음을 융화시키고,동시에 민족들을 그들의 고유한 문화와 함께 교회 공동체 안에 받아들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신비를 더 잘 알고 더 잘 표현하게 되며,지속적으로 자신을 쇄신할 자극을 받게 됩니다."(「교회의 선교사명」52항)
우리나라의 무속 신앙과 토착 종교인 불교,도교,유교는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과 생활양식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세례를 받은 가톨릭 신자들도 부지불식간에 일상 속에서 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이는,우리나라의 그리스도인이 뱃속은 무속을 따라,문화는 불교를 따라,윤리 도덕은 유교를 따라,손과 발은 그리스도교를 따라 산다고 비유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려면 가톨릭 신자들은 전통종교의 가르침과 복음 말씀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유교의 인(仁)사상,인간을 포함한 세상 모든 생명에 대한 불교의 자비,인간의 고통과 아픔에 대한 무속의 연민,도교의 자연 친화적 사상 등은 그리스도교 신앙에 반대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신앙을 풍부하게 해 줍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전통 종교는 죽음 이후의 삶과 이 세상의 삶의 의미에 대하여 그리스도교와 다르게 가르치기도 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복음의 빛을 통하여 비판적으로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로써 이 땅의 가톨릭신자들은 고유한 정신과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더욱 풍부히 표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와 교회를 잇는 길잡이>
'한반도 종전 평화선언 서명운동'에 동참합시다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하루 앞둔 6월 24일. 18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뜻을 같이하는 470여 명의 제안자는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 준비위원회'를 공식발족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에 한국의 35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개인 제안자 그리고 18개 국제 파트너 단체가 뜻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한국전쟁 발발 70년이 되는 2020년 7월 27일부터 정전협정 70년이 되는 2023년 7월 27일까지 3년간,시민사회 공동의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선언'(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듭시다. 제재와 압박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합시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합시다.)에 대한 시민 서명과 가계 지지 선언을 확산하고 이를 국제적인 캠페인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캠페인 제안 단체와 제안자들은 국내외 1억명 이상의 참여를 끌어내고자 목표를 정했습니다.
이렇게 모인 1억명의 서명을 남,북,미,중을 비롯한 한국전쟁 관련국 정부와 유엔에 적절한 시기에 전달하겠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국,이 캠페인은 한국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현재 여러 교구에서 이 운동의 확산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미 대전교구에서는 9월 13일부터 10월 18일까지 각 본당에서 서명을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3년이라는 캠페인 기간보다 서명운동의 기간이 적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11월 10일 기준 36개 본당에서 3,698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서명을 해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참여해 주신 모든 분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에 대전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는 더욱 많은 분이 캠페인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온라인 서명운동,길거리 서명운동 등을 통해 다른 분들을 독려하려 합니다. 많은 분의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가족과 이웃에게도 동참할 수 있도록 널리 알려주시면 더욱 감사하겠습니다.
-권지훈 베드로 신부 대전교구 민족화해위원회-
12월,
오래된
주머니 속에서
가끔 꺼내보는
내 유년의
꿈.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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