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20년 주보

주님 부활 대축일 2020년 4월 12일(가해)

모든 2 2020. 6. 8. 19:40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그리스도의 부활」1459년경,보르고 산 세폴크로 시립미술관

 

 

  +  요한 복음 20,1-9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 나셔야 한다.>

 

  주간 첫날 이른 아침,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라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말씀의 향기>

 

주간 첫날 이른 아침,아직도 어두울 때에(루카 20,1)   -김기범 시몬 홍산 주임-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때는 '아직도 어두울 때'입니다. 시간만 그런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던 모든 이의 마음에 어두움과 슬픔과 좌절이 내려앉아 있을 때입니다. 예수님은 바로 그때 부활하셨습니다.

 

  우리가 맞이하는 올해의 부활도 이와 같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인류의 마음에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이들,가족을 잃은 이들,바이러스 전파자가 되어 죄인처럼 무거운 마음을 가지고 지냈던 많은 사람들 혹시라도 내가 전파자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고 거리를 두어야 했습니다. 우리의 삶의 자리는 예수님의 죽음을 목격한 제자들과 마차가지로 혼란스러웠고,움츠러들었습니다. 이 어둠을 지나면서 우리 또한 예수님의 부활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다시 찾아가 만나 주시고, 그들의 마음을 새롭게 해 주셨습니다. 슬픔과 좌절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슬픔과 좌절을 기쁨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두려워 떨고 있던 제자들에게 다시 일어설 용기를 주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때와 똑같이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를 찾아다니시며 만나 주시고, 어두운 마음을 빛으로, 슬픔과 좌절을 기쁨과 희망으로,지쳐 가는 삶에 용기가 샘솟게 하여 주실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몸소 하실 것입니다. 또한 우리에게도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희망을 주고 기쁨을 찾는 일을 이웃과 세상을 위해서 하도록 제촉하십니다.

 

  지난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우리는 묶여 버린 삶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묶여 버린 삶이 얼마나 많은 생명력을 빼앗아 갔는지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더 깊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이미 묶여 있었습니다. 물질(돈),질투심,무관심,식어 버린 사랑,용서하지 못하는 마음,나 자신,세상의 온갖 유혹들에 묶여 있었습니다. 묶여 버린 몸은 멈추어서 우리 영혼들에 묶여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묶인 삶에서 벗어나 주님을 따르는 삶으로 나아가도록,부활하신 예수님을 바라보고,다시 살아 가도록 이끄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재촉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빨리 달려 무덤에 다다른 베드로와 요한처럼,예수님의 부활 소식은 이 세상에 부활의 빛을 들고,세상 곳곳으로 나아가도록 우리의 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운 때의 어둠은 밝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의 환한 얼굴을 마주보며 기뻐할 것입니다.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사회와 교리를 잇는 길잡이 사잇길>

 

코로나와 우리의 분단 상황?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로 인해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서는 전염성이 강해서 우리 모두를 분리시켜 놓았습니다. 하나의 세계는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서 문을 걸어 잠글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서로에게서 멀어져 갔습니다. 작은 분단이 곳곳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도, 맘 편히 만날 수 없고,무엇인가를 하고 싶어도 맘 편히 할 수 없는 불편한 마음을 지니면서 일상을 살아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분단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이 분단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습니다. 고립된 지역,어려움을 겪는 지역으로 의료봉사를 떠나고, 마스크를 만들어 배달하고, 자가격리 중인 사람들에게 식료품을 전달하고,착한 임대로 사업 등 서로를 격려하며 이 상황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것은 경제의 붕괴였습니다. 심한 충격을 받고 전 세계가 앓이를 시작했습니다. 이 상황은 결코 우리가 남이 아니라는 반증이었습니다. 온 인류와 세상이 얼마나 깊숙이 엮여 있는지 보여 주는 상황이었습니다. 나만 살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와 북한과의 분단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그렇게 우리의 분단 상황에도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마음이 많은 사람들 마음 안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리가 경험한 이 전 세계적인 일시적인 분단의 상황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전 세계를 하나로 묶어 주는 새로운 경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기범 시몬 신부 대전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역경과 고난

그 속에서

 

알렐루야

Alleluia

주님이 참으로 부활하셨네!

알렐루야.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