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9년 주보

연중 제31주일 2019년 11월 3일(다해)

모든 2 2019. 11. 3. 21:30

 

티치아노「성 라우렌시오의 순교」1554~67,440×320cm,에스코리알,성 라우렌시오 수도원

 

 

  +  루카 복음 19,1-10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깨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말씀의 향기>


  하느님과 함께,말씀과 함께   -김재덕 베드로 대화동 주임-

 

  그리스말로 "회개하다(μετανΟεω:메타노에오)"는 "~과 함께"를 의미하는 전치사 μετα(메타)와 "인식하다","이해하다","생각하다"등을 의미하는 동사νοεω(노에오)가 합성된 단어입니다. 회개는 "하느님과 함께"이해하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하고 생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만 존재했던 사고방식과 가치 판단 그리고 선택 안에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순간 회개는 이미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내가 구원 받는데 가장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알게 됩니다. 우리는 이 모습을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자캐오를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7절)이라고 말했던 것처럼,자캐오는 죄인으로 낙인찍히고 사람들과 교류가 없었던 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과 함께 함을 통해 자신이 구원을 받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발견해 냅니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8절)그리고 회개를 통한 자캐오의 선택이 구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예수님께서는 확증해 주십니다:"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9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수님께 다가갈 수 없어 올라간 돌무화과나무에서 내려와 우리 마음의 집에,우리 생각의 집에 머무르기를 바라시는 예수님을 모시는 것입니다. "군중"때문에,"키가 작았기"때문에,"죄"때문에,예수님을 볼 수 없어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간 자캐오가, "자캐오야,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5절)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6절)맞아들인것처럼,바쁘기 때문에,무관심 때문에, 죄나 삶의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예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신앙생활에서 내려와 매일 미사 때마다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기쁘게 맞아들이는'삶이 필요합니다. 이 삶은 '주일 미사'에만 참여하는 신앙생활에서 매순간 선포된 말씀을 기억하고, "말씀과 함께 생각하고 판단"하는 삶으로 넘어감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의 생각과 마음 안에 기억되고 존재하기 시작할 때 회개의 은총,곧 구원이 우리 삶 안에서 시작됩니다. 이번 일주일 동안은 매일 미사 때마다 우리를 향해 선포되는 복음 말씀을 읽고,하루에 한 말씀씩만 기억하고 이웃들에게 실천해 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이 선택한 그 말씀이 살아계신 예수님을 만나고 구원을 받는 데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선택이 무엇인지를 알려줄 것입니다. "자캐오야,얼른 내려오너라,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아멘.

 

 

한국천주교와 이웃 종교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 위원히 편찬-


41. 가족의 장례를 불교식으로 할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하여 죽음을 이기셨으며,

이로써 모든 인간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 주셨다."

('가톨릭 교회교리서,1019항)

 

  가족의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불교 신자이고 고인이 세례를 받지 않은 경우,가족과 친척의 뜻을 존중해서 고인의 장례를 불교식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인이 세례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하고 그분의 자비를 청하는 것은 가족 일원의 의무입니다.

 

  불교식 장례에서 불단 앞에서 손을 모을 때,예를 들면 '주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거나,기일 등에는 고인을 위하여  위령 미사를 봉헌 할 수 있습니다.

 

42. 불교식 혼례 또는 장례예식에 참석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삶의 대화를 통하여 사람들은 개방적인 정신과 좋은 이웃의 정신으로 살려고 노력하면서

서로의 기쁨과 슬픔,고민거리,인간적 관심사들을 나눈다"(「대화의 선포」42항)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가톨릭 신자로서 불교식 혼례 또는 장례 예식에 참석할 때가 있습니다. 가톨릭교회에서 혼인 또는 장례 예식이 있을 경우, 이웃 종교인들도 마음을 모아 참석합니다. 이웃 종교의 예식에 참석하는 가톨릭 신자가 예의 있게 행동하고 예식의 당사자를 위하여 마음을 다하여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교의 애덕 행위입니다.

 

  예식에 참석하였을 때 사찰,불상,스님,불교 신자에 대하여 존중하는 마음을 지니고 합장,인사,분향,헌화등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그 경우에도 예를 들어,'주님! 이 신혼부부에게 은총을 베푸소서!'또는 '주님! ○○○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고 마음으로 기도 할 수 있습니다.

 

통(通)하는 기쁨

 

  구월에는 옥수수를 수확했다. 거름도 선찮고 햇볕도 부족한 곳이라 온전하게 생긴 놈들이 별로 없었다.남들 주기는 부끄러웠으나 절반은 닭들에게 나눠주고 절반은 모두 삶아 냉동했다가 조금씩 꺼내어 밥대신 먹었더니 뱃살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시월에는 텃밭의 고구마를 호미로 살살 긁어내어 캐냈다.

  두 시간 남짓 캤는데 한 30키로는 되어 보인다. 썩지 않게 잘 보관하면 한겨울 출출할 때나 아침식사용으로 한참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수확하는 날은 닭들도 신나는 날이다. 캐고 따고하는 내 곁에 달려든 닭들은 파헤쳐진 땅에서 나온 지렁이와 벌레들을 신나게 주워 먹는다. 다양한 음식을 먹었으니 내일 낳아 주는 달걀은 더욱 고소하리라!

  봄에 꽂아 둔 고구마순이 햇볕과 탄소와 땅속의 양분과 물을 합성하여 맛난 호박고구마가 되었다. 그리고 지구를 뜨겁게 하는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시고 다른 생명에게 이로운 산소도 내뿜어 주었을 것이다. 내가 심어 먹는 고구마는 나를 '햇님'과 '땅'과 '온누리'와 연결시켜 준다.

 

  위령 성월은 저 세상의 존재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그들과 통(通)하는 기쁨을 누리는 때이다. 그리고 고구마를 캐거나 벼를 수확하거나 과일을 따는 이들은 온누리에 충만하신 하느님과 통하는 기쁨과 환희를 맛보게 된다.

 

  올 가을에는 많은 이들이 대전교구농민회장님 댁에서 하는 '사과따기잔치'에 와서 하느님과 통하기를 바란다.

더 알고 싶은 사람은 www.wefarm.or.kr로 오라!

 

  -강승수 요셉 신부 대전가톨릭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이 계절에는

가진 것

예쁘게 덜어내는

나무들처럼

 

근심도

걱정도

욕심도

 

나무들처럼.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