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9년 주보

연중 제5주일 2019년 2월 10일(다해)

모든 2 2019. 2. 10. 20:25

 

 

온양 선장공소(1967년)

온양본당 관할이었던 선장공소(아산시 선장면)는 1960년경에 설립되었다. 선장(仙掌:신선의 손바닥)이란 이름처럼 작은 초가집에 모여 공소 예절을 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1967년 당시 교우가 150명,예비자가 660명이었기에 예절에 '들어가고 싶어도 비좁아서 들어갈 수 없는' 형편이었다.

 

 

 

  +루카복음 5,1-11


  <그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예수님께서 겐네사렛 호숫가에 서 계시고, 군중은 그분께 몰려들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있을 때였다. 그분께서는 호숫가에 대어 놓은 배 두 척을 보셨다. 어부들은 거기에서 내려 그물을 씻고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두 배 가운데 시몬의 배에 오르시어 그에게 뭍에서 조금 저어 나가 달라고 부탁하신 다음,그 배에 앉으시어 군중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마치시고 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 시몬이 "스승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자 그들은 그물이 찢어질만큼 매우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그래서 다른 배에 있는 동료들에게 손짓하여 와서 도와 달라고 하였다. 동료들이 와서 고기를 두 배에 가득 채우니 배가 가라앉을 지경이 되었다. 시몬 베드로가 그것을 보고 예수님의 무릎 앞에 엎드려 말하였다. "주님,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사실 베드로도,그와 함께 있던 이들도 모두 자기들이 잡은 그 많은 고기를 보고 몹시 놀랐던 것이다. 시몬의 동업자인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요한도 그러하였다.

  예수님께서 시몬에게 이르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 그들은 배를 저어다 뭍에 대어 놓은 다음,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말씀의 향기>

 

  거룩하시다  -허병도 스테파노 문화동 주임

 

  오늘 제1독서인 이사야서에서는 이사야 예언자가 하느님의 거룩함을 체험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야기가 선포되고 있습니다. 하느님을 보위하는 사랍 천사들은 미사 때에 찬미하는 것처럼 다음과 같이 환호합니다. '거룩하시다,거룩하시다,거룩하시다,만군의 주님!온 땅에 그분의 영광이 가득하다."

  거룩함은 인간과는 구별되는 하느님만의 속성으로 인간이 신적인 것을 체험할 때 느끼는 감정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처럼 우리가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할 때 거룩함을 느끼게 되며,또한 우리가 거룩함을 체험하게 될 때는 두 가지의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하나는 우리를 압도하는 하느님의 권능에 대한 두려움의 감정이며,또 하나는 참으로 좋으신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려고 하는 매혹의 감정입니다. 두려움과 매혹은 어쩌면 상반된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하느님의 거룩함을 처험할 때 두 가지 모두를 느끼게 됩니다.

  오늘 제1독서의 이사야 예언자도 하느님의 거룩함을 체험하고 두려움을 느끼며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큰일났구나.나는 이제 망했다. 나는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다. 입술이 더러운 백성 가운데 살면서 임금이신 만군의 주님을 내 눈으로 뵙다니!" 한편 이러한 두려움의 감정과는 반대로 하느님께서 누구를 보낼 것인가 하고 묻자 하느님의 거룩함에 매혹당해 주저없이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제가 있지 않습니까? 저를 보내십시오."이사야 예언자는 하느님의 권능을 두려워하면서도 하느님께 매혹당해 자신의 사명을 수여하고자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시몬 베드로는 예수님의 기적의 권능을 체험하자 처음에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주님,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 "라고 말하지만,예수님께서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시자 주저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시몬 베드로는 자신과는 너무 다른 예수님의 권능에 두려움도 느꼈지만 그러한 예수님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매혹의 감정도 느꼈기에 다른 제자들과 함께 예수님을 따라가게 된 것입니다.

  신앙은 믿음이며 체험입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거룩하신 분이시며 우리는 그러한 거룩함을 체험하여 살아야 합니다. 다른 무엇도 아닌 하느님을 두려워하여 지금 내가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하고,다른 어느 것도 아닌 하느님께 매혹당하여 하느님을 더 알고 가까이하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올해 교구 사목지표는 "교구 시노드를 살며,교회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공동체가 됩시다!"입니다. 우리의 삶이 하느님을 닮아 거룩해질 때 교회만이 가진 거룩한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찬미 받으소서] 회칙에 대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해설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큰 유익을 가져다주었지만,그 기술은 지식과 자본을 가진 이들에게 편중된 방식으로 세상을 지배해온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나 모든 일에 있어 인간과 노동의 가치를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인간을 배제하는 행위들은 부당합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교황께서는 더 책임감 있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제안하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회칙의 핵심어로 '온전한 생태학'을 언급하십니다. 인간인 우리가 사는 환경과 우리 자신으로부터 자연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의 생태 또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을 기초로 한 '공동선'개념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습니다. 교회는 과학적 질문을 해결하거나 정치를 대신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관심과 이념들이 공동선을 해치지 않도록 모든 이들에게 개방된 공정하고 열띤 논쟁을 고무시키길 바랍니다.

 

  자연환경은 시장의 논리에 따라 증진되거나 보호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온전한 생태을 위해 올바른 정책과 사업들을 식별하기 위해 정직성과 투명한 결정이 보장될 수 있는 과정들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제안하십니다. 또한 '온전한 생태'의 회복을 위해 우리를 '생태적 회심'으로 초대하십니다. '온전한 생태'의 회복을 위해서 쓰고 버리는 문화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피조물을 존중하고 돌보며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연대와 만남의 문화를 촉진하기 위해 낭비와 버리는 문화에 맞서 싸우는 데에 진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육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교육과 훈련은 그 자체로 핵심적인 도전이기도 합니다. 회사의 경영자들이 기업 환경과 생산 방법을 고려하게 강제 할 수 있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변화를 가능하게 할것입니다. 물 소비를 줄이고 쓰레기를 줄이고 불필요한 전등을 끄게 하는 환경교육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닙니다. 온전한 생태 역시 단순한 매일의 삶 속에서 폭력,착취,이기심의 고리를 끊어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숨은 행복 찾기

 

 

 

 

 

  어린 시절 잡지나 신문을 보다 보면,지면 한 쪽 구석에 늘 감초처럼 꼭 끼어 있던 재밌는 게임 하나가 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바로 '숨은 그림 찾기'놀이입니다.

 

  숨은 그림 찾기의 매력은 일견 평범해 보이는 그림안에 별별 물건이나 동물,혹은 사람들이 숨어 있는 걸 하나하나 발견해 내는 짜릿함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난 관찰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힌트가 없다면 아마 주어진 그림을 수십 번 들여다봐도 결코 숨겨진 것들을 찾아낼 수 없었을 겁니다.

 

  '사과,장화,우산,지팡이,고양이,할머니..'등의 제시어가 있어야 그 제시어들을 힌트 삼아 평범한 그림속에 숨어 있는 또 다른 그림을 하나둘 발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참 신기했었습니다. 그냥 보면 전혀 안 보이는데 미리 주어진 단어들을 생각하고 들여다보면 요기조기 숨어 보이는 그림들이 비로소 보이다니..

 

  하루하루의 삶도 어쩌면 거대한 숨은 그림 찾기의 과정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마다의 삶 속 어딘가에 숨겨진 행복들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 우리 삶이기 때문입니다.

 

  숨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는 숨은 그림 찾기에서처럼 제시된 힌트들을 잘 기억해야 합니다. 아무런 단서 없이 하루를 살아가면 어제와 오늘의 풍경이 결코 다르지 않게 보일 겁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삶이 재미없고 힘들다고 느껴질 때, 어린 시절의 숨은 그림 찾기 놀이하듯 하루를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소중한 말씀으로 우리에게 행복의 힌트를 제시하고 계신 하느님..이젠 우리가 그 말씀 하나하나를 마음에 새기며 숨은 행복을 찾아 나서야 할 때입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어부의 그물

그 어디에서

에덴의 바람이

불어오는가.

씨줄 날줄

거친 손마디로

엮어낸

 

사도들의 전구(轉求)

 

글.그림 이순구 (베네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