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마동 성당 주보 읽기/2013년 주보

대림 제4주일 2013년 12월 22일(가해)

모든 2 2021. 7. 23. 23:58

 「준비」 홍정수 신부(2013)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마태 1,22)

 

 

+ 마태오 복음. 1,18-24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시리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렇게 탄생하셨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요셉이 그렇게 하기로 생각을 굳혔을 때,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말하였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 모든 일이 일어났다. 곧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하신 말씀이다.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말씀의 향기>

 

응답하라! 요셉성인이여!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

-정윤식 고르넬리오 직장직종(천안)전담

 

  교형자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응답하라 1994'라는 프로그램을 아십니까? 이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에서 굉장히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케이블 방송이 시작되면서 프로그램의 존패는 철저하게 시청률에 의지하게 되는 결과를 만들게 되었고, 시청률이 낮게 되면 프로그램이 없어지거나 개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케이블이 선택한 것은 더 자극적이거나, 더 폭력적이거나, 더 엽기적이거나, 더 성적인 내용을 담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 1994'라는 드라마는 그러한 자극적인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았는데도 시청률이 10%가 넘었다고 합니다. 케이블에서 공중파보다 시청률이 좋은 것은 지금까지는 이 드라마가 유일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요? 자극적이지도 않고, 폭력적이지도 않고, 엽기적이지도 않고, 성적이지도 않은데 사람들은 왜 열광을 할까요? 그 이유를 사람들은 향수에 대한 자극과 과거에 대한 추억, 첫사랑에 대한 애절함, 그리고 상황에 너무 적절하게 들어맞는 감수성이 풍부한 음악을 꼽고 있습니다.

 

  우리의 과거도 이러한 마음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냈던 과거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때로는 고통과 어려움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보냈던 과거를 깊이있게 들여다보면 때로는 고통과 어려움도 있었지만, 선을 향해 무던히 노력했고, 어려운 순간에 하느님을 찾았고, 불의에 저항하려고 했으며, 사랑을 위해서 희생했던 희망의 순간이 있었을 것입니다.

 

  대림 제4주일에 요셉성인의 삶을 들려주는 것은 요셉성인도 약혼한 여인을 잉태소식 앞에서 그 여인을 버리고, 원망하고, 희망을 포기하기보다는 지켜주고, 남모르게 감싸주고, 어린 생명을 살리려는 그 선택이 결국 참된 기쁨과 희망을 가져다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좋은 마음으로 가다릴 때 희망이 자랄 수 있는 것입니다.

 

  대림 제4주일은 보내면서 또한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면서 우리의 마음에 희망적이고 좋은 것을 담으면서 기다림의 막바지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요셉성인에게 삶의 지혜를 구했으면 좋겠습니다.

 

 

청소년  바로보기(55)

 

복수동 주일학교 프로그램 평가

 

  2013년 '청소년의 해'를 맞아 많은 고민 속에서 주일학교 교육과정 전체를 정비하고, 나름 새로운 시도들을 해 왔습니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전체적인 평가를 해 보자면 모든 가정이 과제와 가정 소공동체 모임에 동참하지는 않았습니다. 가정 소공동체 모임을 하고 일지를 제출했던 가정은 16 가정이었고, 매월 나가는 가정과제를 한 번 이상 제출한 가정은 11 가정에 불과했습니다. 평소에 가정 과제를 잘하던 아이가 과제를 제출하지 않기에 물어보니 "저는 하자고 하는데요. 부모님이 안 하신대요"라고 대답을 합니다. 그런데 그 녀석 표정이 정말 속상한 표정입니다.  물론 하루종일 일일 수도 있고,, 당신들 마음 속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고 부담스러우실 수 도 있으셨겠지요. 하지만 아이의 청을 거절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웠습니다. 또 이와 반대로 부모님은 가정 과제와 가정 소공동체 모임을 하고자 하시는데 자녀들이 짜증을 부리며 거부해서 속상해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은 가족들끼리 서로의 마음을 나눌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채 살아왔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표징이 아닐까요?

 

  이런 결과들을 놓고 분석을 해 보니 올해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하면서 학생들과 교사, 부모님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큼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학생, 교사, 부모님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돌아보니 그 교육은 '어떻게'에 관한 교육이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육프로그램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전달하는 교육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니 아이들이나 부모님의 입장에서는 그냥 귀찮은 과제가 일방적으로 주어진 것일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성찰은 프로그램의 도입과 진행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육 목표와 교육 과정에 대한 분명한 이해와 준비, 그리고 '비전의 공유'가 중요함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일학교 학생들을 둔 모든 가정이 가정 소공동체 모임에 동참하지는 않았지만 아주 놀라운 결실도 있었습니다. 3월에 가정 소공동체 모임을 시작했고 시상을 위해 12월 1일에 가정 소공동체 일지와 과제물을 제출하도록 했는데 3 가정이 33-36차의 모임을 가졌습니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말씀과 삶을 나누었고, 매주 복음적 활동을 실천해왔던 것입니다. 그리고 2 가정이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월 제시되는 가정 과제를 완벽하게 다해서 결과물을 제출했습니다. 그 안에는 주님을 향한 가족들의 마음과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때문에 제가 얼마나 큰 감동을 느꼈는지 모릅니다.

 

-오종진 신부. 복수동 주임-

 

 

미사 속 숨은 보화

 

거룩하시도다(Sanctus) 7 -구조와 내용 4

 

  "높은데서 호산나 1" 호산나는 직역하면 "도움을 주십시오."라는 의미이지만, 일반적으로는 기뻐하며 외치는 환호로 쓰이는 말입니다. 감사송에서 나타난 하느님의 구원업적에 대해 감사와 찬미의 환호를 부르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역사를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체험하였습니다. 루카 2장 14절의 천사의 노래와 우리가 바치는 대영광송의 첫 구절에서 볼 수 있듯이, 통상적으로 높은 곳과 하느님의 영광은 함께 쓰이곤 합니다. 그러므로 "높은데 호산나 1"은 우리에게 드러난 하느님의 영광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외침입니다.

 

 

<이충무의 행복 나침반(4)

 

수염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긴 턱 수염이 배꼽까지 내려오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어느 추운 겨울밤, 어린 손자가 할아버지께 엉뚱한 질문을 한다. "주무실 때 그 긴 수염은 어떻게 하세요? 이불 안에 넣고 주무세요, 아니면 밖에 꺼내 놓고 주무세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곧바로 대답하기 곤란해지자, 할아버지는 하룻밤 지내보고 결과를 알려 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잠자리에 누워 밤새도록 수염을 이불 밖으로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봐도, 어떤 쪽이 편한지 알 수 없었다. 수염을 밖에 꺼내 보니 어딘가 허전하고, 안에 넣어 보니 왠지 답답한 것 같은 낯선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그렇게 긴 겨울밤을 수염과 싸우며 하얗게 세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할아버지는 피곤한 얼굴로 어색하게 수염을 쓰다듬으며 손자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나도 잘 모르겠구나"오랜 세월 수염에 관한 한 아무런 문제없이 살아왔는데, 손자의 질문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수염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할아버지.. 끝내 답은 찾지 못했어도 그날부터 수염을 쓰다듬어 손길에 더 많은 애정이 묻어나 있었다.

 

  어린 시절 재미있게 읽었던 할아버지 수염에 관한 동화, 생각나세요? 이 동화를 제가 지금까지 기억하는 건 '질문'의 힘 때문이었습니다. 간단한 질문 하나로 그 동안 익숙했던 수염을 완전히 새롭게 바라보게 되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에는 '답'보다 중요한 '질문'의 힘이 드러나 있었으니까요.

 

  '답'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이 '질문'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질문은 종종 '타성'의 껍질을 깨뜨리는 유용한 돌직구가 되어 주기 때문입니다. 익숙해지면 편견이 생기기 쉽고, 편견이 생기면 올바른 답을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 진정한 답을 구하게 되는 첫걸음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올리는 기도도 일종의 '질문'이 아닐까요? 아무런 의식 없이 쓰다듬던 내 수염의 존재를 새롭게 하고, 그 수염을 밤새도록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하게 만드는 부지런함을 일깨우는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요? 아기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도 어쩌면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할 그 질문들을 선물하시기 위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건양대학교 교수-

 

 

 

주님이 오심을

순명의 마음으로

기다리며

 

기뻐하고 찬양합니다.

 

글. 그림 이순구(베네딕도)

 

 

 

 

성탄 인사  -이해인 클라우디아 수녀-

 

사랑으로 갓 태어난 예수 아기의

따뜻한 겸손함으로

순결한 온유함으로

가장 아름다운 인사를 나누어요, 우리

오늘은 낯선 사람이 없어요.

 

구세주를 간절히 기다려온

세상에게

이웃에게

우리 자신에게

두 팔 크게 벌리고

가난하지만 뜨거운 마음으로

오늘만이라도

죄 없는 웃음으로

엠마누엘

에마누엘

 

예수 아기가 누워 계셔

거룩한 집이 된 구유 앞에

우리 모두 동그란 마음으로 둘러서서

서로를 더욱 신뢰하는

사랑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요.

 

예수님을 닮은

평화의 사람으로 길을 가기 위해

오래오래 꺼지지 않는

등을 밝혀요, 우리

주님이 주시는 믿음의 기름을

더욱 넉넉히 준비해요, 우리

 

엠마누엘

엠마누엘

예수 아기의 흠 없는 사랑 안에

새롭게 태어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