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아프게 하는 것이 나를 강하게 만든다1-1>
by 알렉상드르 졸리앙,성귀수옮김
"이보게,알렉상드르,자네는 여기서 어떤 행동도 할 수 있지만 자네에 대한 나의 애정을 거두게 만들지는 못할거야"
그 순간 솔직히 말해,다시 태어나는 기분이었어요.누구한테도 그토록 전폭적인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거든요
그제야 비로소 제가 일종의 연기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존의 애로 사항을 저 혼자 떠안는 자,즉 철학자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조건 없는 사랑,그것은 무작정 관용을 베푸는 것과는 다릅니다
지금,여기 존재하는 것에 전적인 애정을 베푸는 것입니다.
과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돈을 위조했다며 사람들이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비판하자,그가 이렇게 대답했다지요
"그래요,사실입니다. 어렸을때 침대에 오줌을 싼 것은 맞지만 더는 그러지 않아요"
(밑줄 긋고 한참 들여다봅니다,우리는 지금,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미 지나버린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지금,여기까지 끌고와 고통을 받기 때문입니다.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닙니다. 나는 지금,여기에 있습니다.
어제의 눈으로 오늘의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나는 항상 피해자가 되거나 죄의식을 지니고 삽니다.
어제는 지나갔습니다.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 없으나 행위자체에 갇히지 않는것,
어제의 나는 이미 사라져버리고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어제는 오줌싸개였으나 지금은 더 이상 오줌싸개가 아닌
디오게네스처럼 지나가버린 어제는 어제로 두고 지나온 시간의 길이만큼 성장하고 키가 큰 나를 바라볼 수 있음,
진화 (evolution)입니다. 허상 속에 갇혀 오늘을 사는 이가 가장 가련합니다.
과거를 소급해올 경우는 언제나 현재를 위해서입니다. 과거를 위한 현재가 아니라 현재를 위해 과거를 소급할 것,즉 텍스트로 삼을 것)
"아무것도 하지마 그냥 가만히 기다려"
내려놓는 삶의 태로란 어쩌면 자신의 나약함을 더 이상 물리쳐야 할 적으로 여기지 않는 자세를 말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상처를 거북하게 여기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끌어안는 자세 말이죠
"거대한 인내 속에는 인내하는 자가 없다"-금강경
인내란 노력이나 긴장이 아니며,있는 그대로 두는 것,내려놓는 그 자체를 뜻한다는 것.
삶은 성공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산다는 것 자체가 이미 궁극의 목표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당하는 비판은 나에게 실보다 득이 될 가능성이 크다-에피쿠로스
겸허란 우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비추면서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
진실하다는 것은 진실하려고 '애쓰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무얼 보태지 않는 겁니다. 마치 거울이 실재-에 아무것도 덧붙이거나 빼지 않는 것처럼.
제 안에 도사리는 것으로 보이는 건강하지 못한 성향들,이런저런 상처의 흔적들,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기분 나쁜 표정들,무뚝뚝한 얼굴로 일관하던 서점의 여종원 등 인생의 사건들 하나하나가 형제나 자매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무조건적인 희열은 달리 얻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설픈 의혹과 자잘한 상처들 가운데 무조건적인 희열이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추상적 개념이 아닙니다. 무조건적인 희열이란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당장요.
"별일 아니야!"
그 친구를 보면 엄청난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차분하고 의연한 태도를 취합니다.
오리려 그 차분한 친구는 언제나 현실에 두발을 디딘 채,여차하면 더 나아지기 위한 행동에 뛰어들 태세로 살지요
세상을 까다롭게 보지 않는 것이죠 어려움이 닥칠수록 무언가를 더.보.태.지.않.는.것 난관을 부정하지는 않되 현실 그 자체로
돌아와,지금껏 자신의 상상이 놀라 날뛰는 말처럼 실제 상황을 제멋대로 휘두르며 지배해왔음을 직시하자는 것입니다.
제 인생에서 일대 전환점이라 하면,더는 이런 식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내게 무엇이 필요할까?"
대신 이런 질문을 하지요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면 즐거울까?"
Rucia(심규선)-담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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