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도우미

성 안드레아 김대건 사제의 편지에서(제23신 발취)

모든 2 2021. 4. 18. 14:38

 

...그들은 저를 잡아 가지고 상륙한 뒤에,옷을 벗기고 다시 마구 때리며 온갖 능욕을 가하다가 관가로  압송했는데,거기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관장이 제게 묻기를 "네가 천주교인이냐?"-"그렇소.나는 천주교인이요."라고  대답하였더니, "어찌하여 네가 임금의 명을 거역하여 그 교를 행하느냐? 배교하여라."하길래,"나는 천주교가 참된 종교이므로 받듭니다. 천주교는 내게 천주 공경하기를 가르치고, 또 나를 영원한 행복으로 인도합니다. 내게 배교하라는 것은 쓸데없는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더니,이런 대답을 하였다고 주리를 틀고서,관장이 또 말하기를 "네가 배교하지 않으면 때려 죽이겠다."하기에,"마음대로 하십시오.그러나 결코 나는 우리 천주를 배반할 수 없습니다. 우리 교의 진리를 알려거든 들어 보십시오. 내가 공경하는 천주는 천지와 사람과 만물을 조성하신 이요. 착한 이를 상 주시고 악한 자를 벌하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다 그를 공경하여야 합니다. 관장께서 내가 천주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런 형벌을 당하게 해주시니 관장께 감사합니다. 그리고 우리 천주님이 이런 은공을 갚고자 당신을 더 높은 관직에 올려 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하자,이 말을 듣고는 관장과 모든 사람이 비웃었습니다. ···

 

··· 관장은 제게 영어로 된 지구 전도를 번역하라고 분부하기에,여러 가지 채색으로 두 장을 그렸는데, 한 장은 임금께 드릴 것이며,지금은 대신들의 부탁으로 간단한 지리서를 편술하기에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를 위대한 학자로 인정합니다. 가련한 인생들,저는 감히 주교 각하께 저의 어머니 우르술라를 부탁 드리옵니다. 저의 어머니는 10년 동안 못 본 아들을 불과 며칠 동안 만나 보았을 뿐 또다시 홀연 잃고 말았으니,각하께 간절히  바라건대,슬픔에 잠긴 저의 어머니를 잘 위로하여 주십시오. 이제 저는 진심으로 각하의 발 아래 엎디어,저희 사랑하올 부친이요. 공경하올 주교님께 마지막 하직 인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그리고 베시 주교님과 안 신부님에게도 공손히 하직을 고하옵니다. 이후 천당에서 만나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