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합덕본당 중방리공소 교우들(1967년)
중방리공소(당진시 순성면 중방리)는 1956년에 31명의 작은 공동체로 시작하였다. 10년이 지나 217명의 큰 공소로 성장하였으나 별도의 강당이 없어서 세 칸짜리 초가집에 모여 주일 공소 예절과 봄.가을 판공성사를 맞이하며 지냈다.
마태복음2,1-12
<우리는 동방에서 임금님께 경배하러 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헤로데 임금 때에 유다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다. 그러자 동방에서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유다인들의 임금으로 태어나신 분이 어디 계십니까? 우리는 동방에서 그분의 별을 보고 그분께 경배하러 왔습니다."하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고 헤로데 임금을 비롯하여 온 예루살렘이 깜짝 놀랐다. 헤로데는 백성의 수석 사제들과 율법학자들을 모두 모아 놓고,메시아가 태어날 곳이 어디인지 물어보았다. 그들이 헤로데에게 말하였다. "유다 베들레헴입니다. 사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았습니다. '유다 땅 베들레헴아,너는 유다의 주요 고을 가운데 결코 가장 작은 고을이 아니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보살피리라.'" 그때에 헤로데는 박사들을 몰래 불러 별이 나타난 시간을 정확히 알아내고서는,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면서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에 관하여 잘 알아보시오. 그리고 그 아기를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경배하겠소." 그들은 임금의 말을 듣고 길을 떠났다. 그러자 동방에서 본 별이 그들을 앞서가다가,아기가 있는 곳 위에 이르러 멈추었다.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아기를 보고 땅에 엎드려 경배하였다. 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그들은 꿈에 헤로데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다른 길로 자기 고장에 돌아갔다.
<말씀의 향기>
주님께 드리는 가장 좋은 예물 -오기환 사도요한 기지시 주임-
제가 사목하는 곳은 이름엔 시가 붙어 있지만,전형적인 시골 성당입니다. 시골성당과 도시 성당의 차이점이 혹시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 얼마나 자주 하늘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에서는 아무래도 하늘을 바라보아야 별도 보기 어렵고,주변에 있는 가게들의 화려한 조명을 바라보기 바쁘지만,시골은 밤만 되면 깜깜해서 주변을 바라보아도 잘 알아보기 어렵고,그래서인지 하늘을 더 자주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주일 저녁 미사가 끝나고 무시코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날따라 미세먼지가 없어서인지 밤하늘에 별이 유난히 많이 보이더군요. 반짝이는 작은 별들을 바라보면서 답답하던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아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왠지 하느님께서 저에게 주시는 선물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오늘은 주님 공현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을 경배하기 위해 별을 쫓아 먼 길을 온 동방 박사들의 이야기를 전해 줍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메시아를 만나기 위해 예물을 준비하고 어딘지 모를 그곳을 오직 별의 인도에만 의지하던 동방 박사들은 예루살렘에 오면서 별을 잃어버립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오실 분이니 왕궁에 가서 물어보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헤로데를 찾아가게 됩니다.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이니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고 대도시입니다.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 번화함이 작은 별빛을 가려 동방 박사들은 별빛을 잃어버렸고,상식적으로 왕이 태어날 곳은 왕궁이니 왕궁으로 찾아간 것이겠지요.
우리도 신앙 생활을 하다가 보면 동방 박사들과 같은 실수를 저지를 때가 있습니다. 외적으로 화려하고 큰 것만이 좋은 것이라 생각하거나,우리의 경험과 상식이 언제나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동방 박사들이 베들레헴에 가서 만난 아기 예수님은 초라한 마굿간에 있는 구유에 누워 계신 분이었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께서 사람을 사랑하신 나머지 사람의 모습으로 오신 것만으로도 황송한 일인데,그분은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던 것입니다. 그분이 당신의 모습을 보여 주신사람은 낮은 신분의 목자들과 이방인인 동방 박사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느님께선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가장 소외받던 사람들에게 당신의 모습을 처음 보여 주셨습니다. 이 놀라운 사실에서 우리가 깨달을 수 있는 것은 주님을 만나기 위해 우리가 가야 할 곳은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성당에 오는 것조차 어려워하는 사람들 옆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나의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나를 통해 주님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면 주님께 드리는 가장 좋은 예물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지구를 위한 기도 "찬미받으소서"
전능하신 하느님,하느님께서는 온 세계에 계시며가장 작은 피조물 안에 계시나이다.하느님께서 존재하는 모든 것을 온유로 감싸 안으시며저희에게 사랑의 힘을 부어 주시어저희가 생명과 아름다움을 보살피게 하소서.또한 저희가 평화로 넘쳐 한 형제자매로 살아가며그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게 하소서.
오,가난한 이들의 하느님,저희를 도와주시어저희가 하느님 보시기에 참으로 소중한 이들,이 지구의 버림받고 잊힌 이들을 구하게 하소서.저희 삶을 치유해 주시어저희가 이 세상을 훼손하지 않고 보호하게 하시며오염과 파괴가 아닌 아름다움의 씨앗을 뿌리게 하소서.가난한 이들과 지구를 희생시키면서이득만을 추구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여 주소서.저희가 하느님의 영원한 빛으로 나아가게 여정에서 모든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경외로 가득 차 바라보며모든 피조물과 깊은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깨닫도록저희를 가르쳐 주소서.하느님,날마다 저희와 함께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비오니,정의와 사랑과 평화를 위한 투쟁에서저희에게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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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해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작은일자전거 이용하기"
"대중교통이용하기,성당올때 걸어오기"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함께 기도합시다.주님의 힘과 빛으로 저희를 붙잡아 주시어 저희가 모든 생명을보호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하여 정의와 평화와 사랑과 아름다움의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소서.찬미 받으소서. 아멘
-한국천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이충무의 행복나침반(246)>
하비투스,그리고 베아티투도
새해를 시작하면서 올 한 해를 어떤 키워드로 살아가야 할까 고민하던 중,라틴어 어원에 관한 책을 읽다가 드디어 두개의 빛나는 단어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 키워드는 '습관'을 뜻하는 '하비투스'(habitus)라는 라틴어입니다. 그런데 이 '하비투스'가 어떻게 습관이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는지 그 유래가 참 흥미로웠습니다.
'하비투스'는 원래 '수도사들이 입는 옷'이라는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수도사들의 특징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반복되는 규칙적인 일정을 정확하게 수행하는 데 있습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와 노동을 하며,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올리는 수도사들의 수도생활이 바로 '습관'을 설명하는 좋은 연결고리가 된 것입니다.
올해엔 '하비투스'의 이 뜻을 되새기며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 말씀을 읽고,주님께 기도를 올리는 그런 좋은 '하비투스'말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는 '행복'을 의미하는 '베아티투도(beatitudo)라는 단어입니다. 이 단어는 '복되게 하다'라는 뜻의 '베오'와 '마음가짐'을 나타내는 '아티투도'가 합쳐진 말이라고 합니다.
결국 '베아티투도'가 의미하는 행복을 풀어 설명하면 '마음가짐을 어떻게 가지느냐에 따라 우리의 행복이 달려 있다'는 뜻일 겁니다.
짧지만 행복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마음에 와 닿게 담아 놓은 단어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엔 '베아티투도'안에 담긴 지혜를 기억하면서 참 행복을 느껴 보고 싶습니다.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을 향한 마음가짐을 바로 하는 길이 행복의 첫걸음입니다.
- 이충무 바오로/극작가,건양대학교 교수-
오늘도
이곳에서 저곳까지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까지
평화가득
복이어라.
글.그림 이순구(베네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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