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떻게 오는가/이원규
자욱한 먼지를 일으키며
산모퉁이 돌아오는 시골 막버스처럼
오기 전엔 도대체 알 수 없는 전화벨처럼 오는가
마침내 사랑은
청천하늘의 마른번개로 온다
와서 다짜고자 마음의 방전을 일으킨다
들녘 한복판에
벼락 맞은 채 서 있는 느티나무
시커멓게 팔다리 잘린 수령 오백년의 그는
이제서야 사랑을 아는 것이다.
사랑과 혁명 그 모든 것은
비로소 끝장 나면서 온다
제 얼굴마저 스스로 뭉개버릴 때
와서 이제 겨우 시작인 것이다.
북극성/이원규
숲속에 홀로 누운 밤이면
나의 온몸은 나침반
그대 향해 파르르 떠는 바늘
밤새 외눈의 그대 깜박일 때마다
나의 몸은 팽그르르 돌아
정신이 없다
극과 극의 사랑이여
단 하룻밤만이라도
두꺼비집을 내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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