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선의 시 명상

꽃잎 (에이미 로웰) /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모든 2 2025. 12. 23. 16:14

시간이라는 물결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셔터스톡

 

 

꽃잎 / 에이미로웰

인생은 흐르는 물

그 위에 우리는

가슴에서 핀 꽃잎 하나하나 흩뿌리나

그 끝은 꿈속에 지네.

꽃잎은 시야를 벗어나 흘러가 버려

우린 그저 기쁘고 앳된 시작을 볼 뿐.

희망으로 가득 차 기쁨의 홍조 띤 채

우리는 피어나는 장미 이파리 흩뿌리네.

얼마나 널리 퍼질지

얼마나 멀리 가닿을지

우린 결코 알지 못하리.

흐르는 물 따라 꽃잎은 쓸려가 버려

풀잎 하나하나

무한한 길 너머로 영원히 사라지고

우리는 홀로 머무네

세월은 서둘러 지나가고, 꽃은 떠나가고,

향기는 여기 그대로 남아 있네.

 

 

나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까? 방금 내게 우편물을 건네주고 간 우편배달부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까.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이 내가 설정한 가치를 따라가는 것임을 알고 있다.

가치란 변하지 않는다. 희망도 꿈도 변하지만 내 인생 전체에 걸쳐 설정한 가치, 삶에 기여하는 것,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 사랑을 실현하는 것, 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간혹 우리는 목적과 가치를 혼동한다. 목적은 실현하려는 방향이고 가치는 그 목적을 만들게 한 어떤 것이다.

가치는 지향점이다. 가치는 느낌이 아니다. 그러나 가치를 실현하면 삶은 생동감을 띤다.

목적은 미래에 있지만 가치는 지금 현재에 존재한다.

 

지금 현재 커피를 마시면서 행복하다면 커피는 행복해지기 위한 목표인 것이다. 조금 전에 당신이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그에게 용기를 주었다면 더불어 살아간다는 내 가치를 실현한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한 목표는 목적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행복해지기 위해 돈을 번다는 목표를 세웠다면 행복은 목적이고 돈을 번다는 것은 목표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 행복하다면 당신의 가치는 이미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시작도 알고 끝도 안다면 그것은 우리의 육체이고, 육체에 깃든 생명이다. 그렇지만 역시 동일한 육체에 깃든, 항상 나를 움직이는 마음은 어떠한가.

 

간혹 정신과 동일시 되지만 동일하지만은 않은 그 마음은 어떠한가. 시작은 알지만 끝은 모르는 것이 우리가 지닌 꿈이고 희망이다.

 

꿈이 희망이라면 꿈이 마음이라면 그 꿈은 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될 것이다.

에이미 로웰이 말하는 흐르는 물은 바로 우리의 인생이다.

 

시간이라는 물결은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지 알지 못한다. 우리가 지닌 꿈, 희망이 살아가는 동안 피어나고 스러질 테지만 그러나 그 세월을 살아내는 동안 내가 실현하는 가치는 살아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가치와 일치하는 행동들은 그 순간을 온전히 누리도록 만든다. 그러한 삶이 향기를 만든다. 언제까지 남아 있을지 모르는, 어디까지 흘러갈지 모르는 향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