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그리스도인의 영성

모든 2 2020. 8. 4. 12:29

영성과 활동의 관계-2

 

육화의 영성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바로 지금 여기에 뿌리를 박는 영성이다. 영성은 인간의 역사와 일상사속에서 표현된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만들어졌기에 누구나 영성을 가진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의 영을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는 그런 힘이 주어졌고 그래야만 한다. 하느님의 영을 선포하는 것뿐 아니라 그 영에 사로잡혀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육화되는 영성은 문화와 언어, 인간의 역사와 상징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의 삶과 고통 속에 깊이 참여하여 그들의 아픔과 염원을 느끼고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너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 많은 전례가 사람들의 일상 삶을 표현하지 못한다. 교회에는 보통 사람들의 삶과 꿈을 담을 수 있는 언어와 예식이 부족하다. 빵과 성체성사, 가난한 이들과 그리스도를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영성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생명의 영성이다. 생명의 근원, 육화된 삼위일체와 만나는 영성이다. 우리의 깊은 신앙과 만나며, 자유와 일치와 평화를 갈망하는 인간의 염원을 표현하는 영성이다. 그것은 살아있는 말씀으로 살찌고 죽음과 부활의 계속되는 신비로써 자라나는 영성이다. 하느님의 말씀에서 오늘의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영성이다. 하느님과의 만남의 시간, 침묵이 필요하다. 일속에서 하느님의 영을 알아볼 수 있어야 한다. 일을 위한 영성을 원하지만, 그 영성은 일 뿐만 아니라, 기도와 성찰이 함께 수반될 때 이루어진다.

 

육화되는 영성은 문화와 언어, 인간의 역사와 상징으로 표현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간의 삶과 고통 속에 깊이 참여하여 그들의 아픔과 염원을 느끼고 함께 해야 한다. ⓒ한상봉

 

공동체와 나눔의 영성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는 함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한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과 관심을 그 이웃에게 갚기 위한 준비이다. 그리스도의 부서진 몸을 받아모심은 상처 입은 사회와 이웃에게 우리가 다가가야 한다는 초대이다. 성체성사는 또한 일치와 나눔의 공동체를 이루지 못하는 우리의 잘못과 부족한 점을 표현한다. 복음에 따르지 않는 우리의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다.

 

봉사와 증언하는 삶의 영성

 

우리는 봉사하는 교회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권력에 대한 유혹을 물리치며, 특권을 박탈당해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들의 일상 삶과 고통에 참여하고 하느님의 나라를 현실 속에서 발견하는 영성이어야 한다.

 

역사의 하느님과 나자렛의 예수는 가난하고 억압받는 이들 속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다. 그들로부터 복음을 배우고 그들과 함께 살라고 하신다. 가난한 이들을 억누르는 죄스런 구조와 대항하기 위해서다. 이 일은 보속과 회개와 고난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은 우리 가운 데 가장 작고 배고프고 헐벗고 병들고 갇힌 이들에게 보여준 사랑과 관심 정도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이다.

 

고통으로 이끄는 영성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고통받을 수밖에 없는 영성이다. 하느님의 영에 밀려 위험을 무릅쓰고 소리칠 수밖에 없는 영성이다. 순교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일 일어나는 일이다. 아무리 교회가 불완전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데 주저했다 하더라도 끝까지 충실하고 열렬하게 살았고 죽었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을 우리는 찾아볼 수 있다. 해방과 정의를 향한 노력은 어떤 교회나 종파, 이념을 초월한 인간의 본질적인 역사이다. 그러므로 인류전체가 함께 평화와 우애 속에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기쁨과 희망의 영성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기쁘고 희망에 찬 영성이다. 그것은 육화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에 근거를 두었기 때문이다. 아직 완성되는 못했으나 이미 와 있는 하느님나라를 믿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우리는 자유로운 사람들이다. 우리는 고통 속에서 희망을 보며 그 희망이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쏟아지는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하고 있음을 믿는다. 우리는 순교자들의 피가 새로운 생명의 씨앗임을 믿는다. 당신을 두려워하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께 성모님과 함께 기뻐 용약하고 감사드린다. 우리에게는 아무도 뺏을 수 없는 평화가 있다.

 

신뢰와 확신의 영성

 

그리스도교의 영성은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어리석음이었던 십자가의 지혜에 의탁하는 영성이다. 그것은 행동하는 영성이다. 아편이 아니라 약함과 무력함으로써 행동하는 영성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부터 누가 우리를 갈라놓겠는가? 환난과 역경, 박해와 굶주림…인가?(로마 8,35) 십자가를 택하시는 하느님에 단순히 매달리는 백성, 이것이 그리스도인의 소박한 영성이다.

 

(출전: <영성과 사회적 관계>, 참사람되어 2012년 6월)

출처 : 가톨릭일꾼(http://www.catholicworker.kr)

 

 

 

 

'영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상과 변혁적 행동  (0) 2020.08.04
영성이란 무엇인가?  (0) 202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