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발음(發音)/신석정

모든 2 2020. 8. 28. 22:45

 

발음(發音)/신석정

 

살아보니

지구는

몹시 좁은 고장이더군요.

 

아무리 한 억만년쯤

태양을 따라 다녔기로서니

이렇게도 호흡이 가쁠 수야 있습니까?

 

그래도 낡은 청춘을

숨가빠하는 지구에게 매달려 가면서

오늘은 가슴속으로 리듬이 없는

눈물을 흘려도 보았습니다.

 

그렇지만

여보!

안심하십시오,

오는 봄엔

나도 저 나무랑 풀과 더불어

지절대는 새같이

발음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