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괜찮아/한강

모든 2 2020. 6. 1. 23:51

 

괜찮아/한강(1970~)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중략)..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보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