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그리고 시

산수유꽃 / 고종만

모든 2 2015. 4. 3. 16:01

 

 

 

 

산수유꽃 / 고종만

 

 지리산 자락

산동마을에

산수유 꽃이 노랗게 피었다.

겨우내 준비하고 기다리다

봄소식을 먼저 전하기 위해

잔설이 잠든 사이

잎보다 먼저 꽃망울을 터뜨렸다

봄이 오는 길목에

꽃 소식 줄줄이 이끌고 있다.

산수유꽃

산화되어 열매되고

무더운 여름

고행으로 마음 닦아

머지 않은 가을날에

빠알간 열매로 거듭나리라.

오줌싸게 어린이에게서

정력 약한

사내의 몸속에서

아낌없이 산산이

부서지리라.